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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8-29 09:14
[샤프슈터의 월요칼럼] 검은 띠와 노란띠 [MTN 샤프슈터]
 글쓴이 : 재후니
조회 : 4,452  
고등학교 때 체육 선생님으로부터 우연히 <배지기>라는 씨름 기술을 배운 적이 있었다

.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몸이 워낙 통뼈라서 힘이 세고 기술도 있으니 그 이후 씨름 경기
를 하게 되면 어지간하면 다 이겼었다.

군대에서도 같은 기술로 그 많은 사람들을 쓰러뜨렸는데도...필자의 그 하찮은 기술
하나를 당해낼 사람이 없었다.

수년간 배지기 기술만 연구한 배지기의 달인이었다.

필자의 자만심은 커져만 갔다. 세상이 돈 짝 만해 보였다.

이후 연대 통합 전 출전하게 되었는데...물론...1라운드에 참혹하게 내동댕이쳐지면서
대패했다. 돌이켜보면, 그 하찮은 기술 하나를 가지고 대회에 나갔다는 것 자체가 웃
기는 일이었다. 태권도 급수로 따진다면 아마도 필자의 씨름 수준은 노란 띠도 채 되
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그 노란 띠의 실력을 넘을 만한 사람이 세상에 별로 없었다는 것이고 더 큰 문
제는 필자조차도 노란 띠 이상의 띠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배지기가 최고의 기술이며 아무리 덩치가 큰 사람들도 일단 필자의 기술에 걸리면 속
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는 잘못된 자신감이 필자가 참혹하게 모래판에 내동댕이쳐지
게 된 이유였다.

사실, 알고 보면 더 위험한 것이 바로 노란 띠다.

필자의 실력이 노란 띠조차 아니었다면 통합전에 나갈 엄두도 못 내었을 것이고 굳이
맛없는 모래는 먹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투자자들은 거의 대부분 그 흔한 노란 띠조차 매고 있지 않다.

책 한 두 권 정도는 거의 읽었고 인터넷이 발달하다보니 한 두 가지의 기술은 거의 대
부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더 문제다.

그런 하찮은 기술조차 없다면 이 무모한 싸움에 끼어들 엄두도 내지 못했겠지만...기
본적으로 나르시시즘을 장착하고 태어난 투자자들은 세상의 모든 경쟁자들이 자신의
배지기에 걸려들기만 하면 끝장난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

금융학에서는 기술적 분석과 기업의 재무분석 등 기본적 분석을 모두 정통하게 알고
있다고 해도 겨우 전체 100%에서 약 5%정도의 수익기여도 뿐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정
설이다. 즉 기술적 분석과 기본적 분석에 능통한 사람도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기술적 분석마저도 정통한 것을 모두 익히고 출전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달랑 한 두 가지만 기술적 지표만 가지고 통합전에 나가려 한다.

시장에서 내동댕이쳐지는 참패를 당하는 것이 그리도 억울하고 이상한가?

내가 이번에 깨진 것이 정말...재수가 없어서 그랬다고 생각하는가?

한 번 자신을 둘러보라.

수익을 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었는가 말이다.

필자가 주식 시황에 대한 강연회를 하면 구름처럼 몰리는데 채권 등 주식과 조금 동떨
어진 다른 기술을 가르치려 하면 여지없이 강의실에 파리가 날라 다닌다.

도무지 풋내기 기술을 하나만 열심히 익히는 것 이외에 뭔가 더 많은 기술을 배워보려
한 번이라도 진중한 관심을 갖고자 하는 사람조차도 찾아보기 힘들다.

더욱 웃기는 것은...

자신이 노란 띠를 두르고 있더라도 옆에서 검은 띠가 조언 해준다면 다른 검은 띠와
싸워서 이길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는 것이다.

전문가 추천 종목이나 티비를 통해 받는 조언 따위가 여러분을 보호해줄 수호신으로
믿고 있다면 이건 정말 심각한 중증에 속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믿고 살았다면...지금이라도 자산의 대부분을 채권에 묻어두고 검은
띠가 될 때까지 주식 시장이라고 하는 경기장을 떠나 있기를 권고한다.

이번 폭락장에서 검은 띠의 선택과 노란 띠의 선택이 어떤 점이 다른 지를 구체적으로
비교해보자.

9단의 달인 <버핏>은 BOA의 누적적 우선주에 투자했다고 했었다.

6%가 게런티 되며 7.1달러에 살 수 있는 10년짜리 권리였다면 지난 번 금융위기 때 골
드만 삭스에 대한 비누적 우선주와 비슷한 형태의 투자였다.

당시에도 버핏은 단 한차례의 투자로 30%대의 수익을 올렸었다.

그의 투자는...주가가 하락하거나 말거나 6%의 배당수익률이 게런티 되기 때문에 마치
안전한 채권에 투자한 것과 다름이 없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주가가 올라가면 주식을 7.1달러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는 주식에 투자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

예를 들어 향후 10년에 걸쳐 주가가 70달러까지 오른다면 10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는 말이 된다.

그러니까 버핏은 채권의 안정성과 주식의 역동성을 모두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투자가 가능했던 것은 그가 사람들이 힘들어 할 때 현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버핏은 언제나 중요한 시기에 꼭 현금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버핏은 50억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했는데...사실, 그가 현금으로 가지고 있
다가 투자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렇게 인플레이션이 강한데 수백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게 올바른 정신
을 가진 투자자라 할 수 있겠는가?

바로 이 부분이 노란 띠와 검은 띠의 차이다.

검은 띠들은 언제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채권 비중이 높다.

채권에 투자하다가 시장이 폭락으로 인해 피범벅이 될 때 채권의 일부를 상환하거나
만기가 되어 돌아오는 현금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이 바로 고수들이 선호하는 투자
법이다.
아마도 이번 폭락장에서도 채권에 투자를 자신의 나이만큼 했던 투자자라면 하락을 보
고 즐겼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버핏은...BOA에 대한 투자를 목욕하다가 덜컥 생각이 나서 결정했다고 했다.

죽어라고 배지기 기술 하나만 가지고 이길 수 있다고 자만하다가 주기적으로 모래를
씹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투자자들과...목욕하다가 그냥 덜컥 투자를 결정한 투자 명인
의 여유...여러분들은 아직도 이 중요한 차이를 모르겠는가?

사실, 필자는 시장에 별로 관심이 없다. 오르나 내리나 언제나 행복하기 때문이다.

내려도 언제나 현금화 시킬 수 있는 유동성이 좋은 채권을 일부 가지고 있어 행복하고
올라도 주식을 일부 가지고 있으니 행복하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 대부분이 노란 띠에 머물러 있으니...어쩔 수 없이 오늘도 하기
싫은 시장 이야기를 해야겠다.

버냉키 이야기다.

결론을 요약하자면...대단한 액션이었다. 시장은 환호했다...하지만 필자는 다소 실망
스러웠다.

그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한 손을 품속에 넣어두고 건달패거리(시장에 산재한 악재들)
를 물리쳤다. 손 하나를 품속에 넣어두면 그 품속에 총을 숨겨 두었는지 칼을 숨겨 두
었는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버냉키는 시종일관 전혀 당황하는 기색조차 없었고 웃으
면서 자신감에 찬 자세를 보여주었다. 그를 둘러싼 건달패거리들은 모두 도망가 버렸
다.

사실, 필자는 무척 궁금했었다.

아무리 버냉키라지만...전국구 건달패거리에 둘러싸인 상태에서 과연 어떤 방법을 통
해 빠져나갈 수 있을까?

새로운 와인을 따는 기분으로 무척 설레며 흥미롭게 그의 연설을 살피고 있었다.

버냉키를 둘러싼 건달 중에 가장 흉포하게 생긴 건달(가장 강한 악재)은 다시 돌아온
황야의 무법자 장고...이름하여 <유럽의 금융위기>였다.

이미 거론했다시피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통해서 ECB는 국가에만 개입이 가능했기 때문
에 그리스 문제로 인해 불편해진 유럽시장의 금융회사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EFSF, 즉 유로 안정기금이 창설되었던 것인데...지난주에 핀란
드에서 그리스와 독단적인 담보계약을 체결하고 오스트리아 등 몇 개 나라가 이에 반
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유럽의 은행들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EFSF의
존립 문제가 부각되었던 것이 가장 최근 주가 급락의 원인이었다.

순식간에 그리스 채권 수익률 2년물이 40%를 넘겼으니...위기의 원인은 분명해진다.


필자는 버냉키에게서 유로존 위기를 털어낼 수 있는 기대를 했었다.

1조 6천억 달러의 봇물을 터뜨리고 미국의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면 유로존을 책임지
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의 경제를 자극할 수 있고 위기는 희석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했었다.
하지만 버냉키를 더욱 힘들게 했던 것은...연준의 매파 들이었다.

이미 세 명의 연준 의원들이 버냉키의 정책에 대해 반기를 들 조짐을 보였었고 지난 F
OMC 회의 이후 제각기 연설을 통해서 3차 양적완화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견을 노골적
으로 드러냈다.

이런 앞뒤가 콱 막혀버린 상황에서 그가 선택한 것은 치료제가 아닌...진정제였다.

잭슨홀에서 버냉키는 지난번처럼 연준이 가지고 있는 4가지의 무기를 일일이 나열하며
다급하게 설명하려하지도 않았다.

아예 어떤 방법을 가지고 9월 FOMC에 경기 부양을 할지, 혹은 경기 부양이 지금 당장
필요한지의 여부조차 강하게 말하지 않았다.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시종일관 미소를 띤 그의 자신감이 넘치는 자세가 전부였다
.
역시 버냉키...라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그가 내어 놓은 정책은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위기는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러니 필자의 생각도 이제 약간의 수정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겉으로만 살핀다면...지난주 내내 우리 시장이 지난 주 내내 2%도 오르지 못한데 비해
미국 시장은 5%내외의 상승을 보였다면, 그리고 버냉키와 관련된 우려감이 모두 사라
졌으니 이제 주가는 마음 놓고 상승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길만도 하다.


하지만...아쉽게도 장담할 수는 없다.

지난 주...미국 시장이 극적으로 반전을 주는 동안...프랑스 최대 은행인 소시에떼 제
네랄의 CDS 프리미엄은 여전히 300BP를 넘어서 있었다. 채권 발행에 대한 보험료가 3%
이상 소요된다면 이게 지금 은행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

또한, 유럽의 신용위험을 보여주는 iTraxx유럽지수는 사상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유럽의 신용위험은 오히려 더 커졌다는 말인데...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주 급락의 원인을 제공했었던 핀란드의 재무장관 유타 우피라이넨이 “핀란드의
담보요구를 철회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하면서 요구 철회는 있을 수 없다고
핀란드의 국영방송 YLE를 통해 다시 강조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비교적 협조적이었던 유로국들이 지속되는 위기에 좀 더 이기적으로 변화하
고 있다는 것은 정말 두려운 일이다.

이 보도의 영향으로 지난 주말 미국 시장이 급등한 상황에서도 유럽 시장은 금융주들
의 폭락이 이어졌다.

영국의 스코틀랜드왕립은행과 로이즈뱅킹그룹이 금요일에만 각각 5%, 4% 하락했다.

프랑스에서도 소시에테제네럴과 BNP파리바가 각각 2.8%, 2.3% 하락했고, 독일의 코메
르츠뱅크와 도이치뱅크가 각각 2.9% 2.7% 하락했다.

필자는 진정제를 원한 것이 아니라 치료제를 원했다.

미국 증시가 오르기는 했지만 아무런 무기도 꺼내지 않은 버냉키에 실망스러웠다.
따라서...지난주에 수립했던 시장 전략을 조금 수정하기로 한다.

지난주에 월요칼럼을 통해서 지난주와 이번 주는 매수의 영역으로 설정 하겠다고 했었
다.
지난주에는 그냥 저점에서 무조건 매수했지만 이번 주에는 매수에 좀 더 신중을 기할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오늘 밤 금융전략회의의 내용을 보고 이번 주에도 지속적인 매
수를 할 것인가를 따질 것이다.

다만 9월 5일까지는 지난주에 매수했던 것은 보유할 생각이다.

그 이후에는 그냥 보유를 할 것인지 아니면 확 다 던져 버리고 다시 휴식 모드로 들어
갈지의 여부를 생각할 것이다.

필자에게 말 바꾼다고 뭐라 하지 말기 바란다.(실제로 말 바꾼다고 뭐라 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전략은 언제나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수정하는 것이지 한 번 말한 것을
끝까지 지켜야 의리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그리스 문제를 둘러싼 변수들은 너무 가변적이라서 지금 당장 먼 미래를 정확
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만약 이대로 악재가 더욱 진행된다면 그리스의 미래는 어둡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이미 결정이 난 EFSF의 진전이 좌절되고 그리스에서 정권
이 바뀌고 긴축을 거부하는 일까지 벌어지게 된다면 그리스는 파산절차를 밟게 되거나
부분적 디폴트, 즉 채무조정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문제는 우리는 2주전 까지만 해도 핀란드의 돌출된 행동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듯이
앞으로도 어떤 돌발적인 사태가 벌어질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주에 매수했던 물량을 서둘러 정리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첫째...일단 오는 29일(월)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융커 유로그룹 의장과 올
리 렌 통화담당 집행위원, 그리고 트리세와 라가르드 IMF 총재 등이 모인다.

여기에서 뭔가 획기적인 신호를 줄 수 있을 지는 이번에도 미지수지만 경제 9단들이
모이는 만큼 이번 잭슨홀과 같은 이변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고수들은 우리들이 전혀 생각지도 못하는 기술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기에서 담보문제를 확장하는 방안이 거론될 수도 있다.

즉, 절대 담보를 포기하지 못한다는 핀란드와...핀란드가 담보확보를 고집한다면 자신
들도 담보를 요구하겠다는 오스트리아 등 5개국에서 뭔가 근사한 타협안이 나올 수도
있다.
이를테면 그리스의 자산담보 등인데...민영화가 상당히 진행되어서 담보로 제공할 대
상은 많이 남아 있지 않지만 만약 가능하다면 돈을 빌려주는 나라의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안심을 할 수 있고 돈을 빌리는 나라의 입장에서도 도덕적 해이에 빠질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잘만 해결점을 찾는다면 오히려 유로 문제가 구체적인 해결점을 찾
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그리스가 반대할 지도 모르지만...어차피 그리스는 선택권한이 없기 때문에 고려
할 사항은 아니다.

둘째...현재 상황에서 조금 더 악화되는 것은 그리 신경 쓸 사항은 아니다. 이미 그리
스의 선택적 디폴트 리스크는 감안이 되었기 때문이다.

유로존의 전체 은행주들의 평균 PBR은 0.6배수 수준까지 추락했기 때문에 충분히 위기
의 상당부분이 반영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1. 최근 위기는 미국의 리쎄션 위기가 아니고 남유럽 문제였다.(이제 이 부분을 인정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므로 원인치료제는 유럽에서 찾아야 한다.

2. 지금 시장의 상황은 전혀 호전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버냉키가 진정제 한 방을 놓
은 상태다. 그가 치료제를 들고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일단 사라졌거나 혹은 9월 21일
로 미루어졌다.

3.유럽의 금융 수장들이 오늘(29일) 모이기로 했고 여기에서 어떤 해결점이 나올지의
여부를 살피고 이번 주에 매수를 지속할지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즉, 이번 주는 적어도 기존의 강력매수의 생각은 접고 지난 주 매수한 것에 대해서만
9월 5일까지 진퇴 여부만 살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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